연금 생활자지만 아들 딸이 경제적 활동을 하여 적금을 알아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금리입니다. 연 3%, 4%, 5%라는 숫자를 보면 금리가 1%포인트만 높아져도 만기에 받는 돈이 꽤 많이 달라질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막상 1년 적금이 끝난 뒤 받은 이자를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적어서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50만원씩 1년 동안 넣으면 원금은 모두 600만원입니다. 그렇다면 연 5% 적금이라면 600만원의 5%인 30만원 정도를 이자로 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적금은 600만원을 처음부터 한꺼번에 맡기는 예금과 돈이 들어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월 50만원씩 12개월 적금을 넣었을 때 연 3%, 4%, 5% 금리에 따라 실제 만기에 얼마를 받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월 50만원씩 1년이면 원금은 600만원
계산 자체는 간단합니다.
월 납입액 50만원 × 12개월 = 총 납입 원금 600만원입니다.
하지만 이자 계산에서는 조금 달라집니다. 첫 달에 넣은 50만원은 만기까지 약 12개월 동안 이자가 붙지만, 두 번째 달의 50만원은 약 11개월, 세 번째 달은 약 10개월 동안 이자가 붙습니다. 마지막 달에 넣은 50만원은 약 1개월 동안만 이자가 붙습니다.
그래서 적금에 표시된 ‘연 5%’를 단순히 600만원 전체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인 월납 정기적금의 단리 계산을 가정하면 12개월 동안 각 납입금에 이자가 적용되는 기간은 12개월+11개월+10개월……+1개월로 달라집니다. 바로 이 때문에 적금의 실제 이자가 예상보다 작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연 3%·4%·5%, 만기에는 얼마 받을까?
월 50만원씩 12개월 납입하고 일반과세가 적용되는 정기적금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자소득에는 일반적으로 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를 합한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2026년 현행 소득세법에서도 일반적인 이자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은 14%입니다.
| 연 금리 | 총 원금 | 세전 이자 | 세후 이자(약) | 만기 수령액(약) |
|---|---|---|---|---|
| 3% | 6,000,000원 | 97,500원 | 82,485원 | 6,082,485원 |
| 4% | 6,000,000원 | 130,000원 | 109,980원 | 6,109,980원 |
| 5% | 6,000,000원 | 162,500원 | 137,475원 | 6,137,475원 |
계산해 보니 차이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연 3% 적금과 연 5% 적금의 금리 차이는 2%포인트지만, 월 50만원씩 1년을 넣었을 때 세후 이자 차이는 약 5만5천원입니다.
따라서 적금 상품을 고를 때 금리가 조금 더 높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이나 월 납입 한도, 중도해지 조건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위 계산은 매월 같은 금액을 납입하는 12개월 정기적금의 일반적인 단리 방식과 일반과세 15.4%를 적용한 예시입니다. 실제 지급액은 납입일, 일할 계산, 상품 약관, 우대금리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 5%인데 이자가 30만원이 아닌 이유
여기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600만원의 5%는 30만원인데, 왜 연 5% 적금의 세전 이자는 16만2,5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요?
이유는 600만원이 1년 내내 통장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50만원은 가장 오랫동안 이자를 받고, 마지막에 납입한 50만원은 가장 짧은 기간만 이자를 받습니다. 따라서 600만원을 처음부터 1년 동안 맡기는 정기예금과 매달 50만원씩 모아 600만원을 만드는 정기적금은 같은 금리라도 이자가 다릅니다. 적금의 납입 시점에 따라 돈이 실제로 예치되는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높은 적금 금리를 볼 때도 조금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 연 6%’라고 광고하는 상품이라도 누구나 6%를 받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첫 거래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고금리보다 내가 실제로 적용받을 금리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적금 가입 전에 세후 이자를 확인해 보세요
적금을 고를 때 저는 금리 숫자만 비교하기보다 만기에 실제로 얼마를 받게 되는지를 먼저 계산해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월 50만원씩 1년을 저축하면 원금만 해도 600만원입니다. 여기에 연 3%라면 세후 약 8만2천원, 연 4%라면 약 11만원, 연 5%라면 약 13만7천원의 이자가 더해지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물론 몇 만원의 차이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0.1~0.2%포인트 높은 금리를 찾아 여러 조건을 맞추는 것이 번거롭다면 그 차이가 실제로 얼마인지 먼저 계산해 보고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적금은 중도에 해지하면 약정한 만기금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내가 12개월 동안 꾸준히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인지도 중요합니다.
월 50만원이 부담스럽다면 월 30만원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반대로 여유가 있다면 월 납입액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광고에 표시된 금리보다 내가 매달 납입할 수 있는 금액, 실제 적용금리, 세후 만기 수령액을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적금은 한 번에 큰 수익을 얻기 위한 상품이라기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모으는 습관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금리 1%포인트의 차이를 따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1년 동안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600만원을 모으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 이 글의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계산 예시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을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실제 금리와 이자 계산 방식, 우대조건 및 세금 적용 여부는 가입하려는 금융회사의 상품설명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